🎬 Scene #1. Our Adventure is just beginning.

2024.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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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 수요일 우리들의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Take 1. 처음 뵙겠습니다🙋‍♀️

2023년 10월, 영화 소모임 <Movie-ing>에서 만난 에디터 여정, 예예, 메이는 2024년 1월 10일 영화 뉴스레터 <Movie-ing>을 발행합니다.

새해가 되면 많은 분들이 SNS에 올해의 첫 곡을 올리는데, 저희는 올해의 첫 영화를 여러분에게 전달해 봅니다. 저희의 시작을 함께 해주시는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Movie-ing 에디터 일동

#Take 2. editor's pick🎬 '시작'할 때 보기 좋은 영화

와일드 (Wild) 2014

감독 : 장 마르크 발레

러닝타임 : 119분

출연 : 리스 위더스푼, 로라 던 외

원작 : 셰릴 스트레이드의 여행기 <와일드>

관람 가능 OTT 플랫폼 : 시리즈온, 웨이브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와일드' 포스터

How wild it was, to let it be. 그대로 내버려둔 삶은 얼마나 야성적이었던가.

2023년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즐거운 일도 가득했던 해였기를 바라지만 각자의 상처를 견디며 살아왔던 시간들이었겠죠. 상처는 크기에 따라 금방 아물기도 하지만 어떤 상처는 쉽사리 아물지 못합니다. 마음의 상처라면 더더욱이요. 영화 속 주인공 셰릴은 많은 상처를 마음에 품고 있습니다. 가족과 연인에게 받은 상처부터 스스로를 막 대해 입힌 상처까지 안고 있습니다. 어느 날 셰릴은 더 이상 예전처럼 살지 않기 위해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하이킹에 오릅니다. 총 94일간의 여정이죠.

가는 길은 순탄치 않습니다. 출발하기 전 배낭을 메는 것부터 쉽게 하지 못하죠. 겨우 들어 올려 맨 배낭의 끈은 살을 파고들어 또 다른 상처를 남깁니다. 그녀의 몸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처투성이죠. 셰릴은 야생에 자신의 몸을 던지게 됩니다. 날씨와 지형, 야생동물들, 겨우 만난 사람에게서도 의심을 거둘 수 없는 야생 자체로 들어갑니다. 셰릴이 마주한 야생은 덥거나 춥고 무섭고 고독하며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생을 마주하면 마주할수록 지금까지의 본인의 상처를 마주하게 됩니다. 상처를 온전히 마주하고 때로는 감정을 분출해 내면서 과거의 상처까지 치유하는 여정을 걷게 되죠. 하이킹 기간이 길어질수록 짐은 줄어들고 몸에 난 상처까지 점점 익숙해지고 아물게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마주하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모두에게 늘 기쁘고 행복하지만 않았던 작년이었을 겁니다. 그때의 상처 혹은 고통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을 수도 있죠. 사람마다 상처의 크기는 다르겠지만, 여러분은 오래 안고 있던 상처를 온전히 마주할 준비가 되셨을까요? 이 영화를 보면서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약이나 치료법도 좋지만, 상처를 제대로 마주하여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 가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모든 것이 시작될 것입니다.

셰릴은 완주를 하여 상처를 다 이겨냈을지 그 이후의 삶은 어땠을까요? 영화를 보면서 셰릴의 여정을 따라가 봅시다.

editor 여정🧭

라스트 홀리데이 2009

감독 : 웨인 왕

러닝타임 : 112분

출연 : 퀸 라티파, LL 쿨 J, 티모시 휴튼 외

관람 가능 OTT 플랫폼 : 티빙, 왓챠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라스트 홀리데이' 포스터

행복은 지금 존재하는 거야!

작년 이맘때쯤 썼던 저의 일기장에는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말이 가득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매일 고민했지만,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던 때였어요. 그때 <라스트 홀리데이>라는 영화를 보았고, 저의 인생관을 통째로 흔들어버린 영화가 되었답니다.

조지아는 백화점에서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직원이에요. '가능성의 책'에 미래 행복을 그리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죠. 그런 조지아의 인생을 통째로 흔들어버린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조지아에게 남은 시간은 단 4주.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영화 <라스트 홀리데이> 중

바로 상사 핸드폰을 부수고 시원하게 퇴사를 한 것! 조지아의 다소 과격한 퇴사 통보 장면은 짜릿한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만큼, 제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랍니다. 자유의 몸이 된 조지아는 '가능성'으로 남겨두었던 일들을 '실현'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만나는 사람들과 경험하는 모든 것들에 진심으로 마음을 다 하며 깊은 인상을 주기도 해요. 조지아가 그리던 미래는 결코 오지 않을 테니까요. 조지아는 시한부 선고를 받자 비로소 현존할 수 있게 된 거예요.

많은 사람이 현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으로 간주하곤 합니다. 미래의 어떤 순간을 위해 계획을 세우는 동안, 현재의 짧은 순간들은 가차 없이 버려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올지 안 올지 모르는 미래의 가능성보다 현재의 실행에 집중하는 것. 영화 속 조지아의 행동들이 저의 고민에 대한 답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에는 계획만 세우며 나중으로 미뤄두었던 일들을 시작해 보시기 바라며 <라스트 홀리데이>를 추천합니다.

추신. 퇴사 종용 영화 아닙니다!

editor 예예🌵

월플라워 2013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러닝타임 : 105분

출연 : 엠마 왓슨, 로건 레먼, 에즈라 밀러

원작 : 스티븐 크로스키 소설 <월플라워>

관람 가능 OTT 플랫폼 : 넷플릭스, 웨이브, 시리즈온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월플라워' 포스터

저의 루틴 중 하나는 31일에서 1일로 넘어갈 때 <월플라워>를 보는 것입니다. 한 해를 되돌아보는 일은 그 전에 끝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하나의 의식이기도 해요.

wallflower(2012) / 출처 : 네이버 영화 '월플라워'

사람은 자기가 생각한만큼 사랑받기 마련이란다

’선생님, 사람들은 왜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을 좋아하기 마련일까요?’ ‘사람은 자기가 생각한만큼 사랑받기 마련이란다’ 전에는 이 대사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해석을 찾아봐도 머릿속에는 물음표만 둥둥 떠다녔는데, 어느 순간 대사가 이해되면서 <월플라워>는 저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한다는 것. 너무 뻔한 말이지만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을 보면 저 역시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성장통을 겪고 있었나봐요.

우리의 이야기를 써줘

영화에서는 변화를 앞둔 청춘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찰리, SAT 시험을 앞둔 샘, 진급이 되지 못하고 신입생 수업을 듣게 된 패트릭. 이들은 괴짜인 서로를 알게 되면서 각자의 이야기 속 서로가 존재하게 됩니다. 주인공 세 명을 둘러싼 다양한 등장 인물들도 나온답니다. 그렇게 펼쳐지는 그들의 성장통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에게, 과거의 우리에게 '너만 그런게 아니야'라는 위안을 주기도 했어요.

We can be heroes just for one day

분위기만으로 영화를 감상하시는 구독자님들도 계실텐데요, 이 영화는 밤에(새벽이면 더 좋아요!) 불끄고 조용히 감상하기 딱 좋아요. 감정에 잔잔한 파동을 불러 일으킵니다.
성장통을 겪고 있거나 이미 극복한 우리에게,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응원을 주는 <월플라워>를 시작의 영화로 추천합니다. 영화에 깔리는 데이빗 보위의 ‘heroes’와 라디오헤드의 ‘creep’은 새벽 동 트기 직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이 영화와 찰떡이랍니다!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더 아껴주는 2024년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월플라워>를 추천합니다.

editor 메이🔮

이번 뉴스레터를 시작하면서 에디터들의 시작할 때 좋은 영화를 추천드렸어요.

저희도 영화를 보고 공유하면서 시작의 설렘을 함께 공유했답니다!
이젠 여러분의 차례, 구독자 여러분의 '시작할 때 보기 좋은 영화'를 알려주세요!

시작 영화 남기러 가기

#Take 3. editor's film story🎬 : 우리들의 영화 이야기

와일드(2014)의 숨겨진 영화 이야기 editor 여정🧭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하이킹이란?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약 4,200km의 장거리 트레킹 코스입니다. 주로 국가 소유의 산림과 황야 지대를 지나게 되는 코스이죠. 영화에서 볼 수 있듯 여러 위험요소의 노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기치 않은 기상 악화, 탈수 및 눈사태, 흑곰이나 독사 같은 야생동물의 위험 역시 있는 하이킹 코스입니다. 보통 이곳을 찾은 하이커들은 대략 4~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네요.

Pacific Crest Trail, PCT 공식 로고

By Map of Appalachian Trail.png: en:User:Plutorderivative work: ויקיג'אנקי - This file was derived from: Map of Appalachian Trail.png:,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10817078

인생에 무의미한 장면은 없어! 영화 같은 삶을 꿈꿔요. editor 예예🌵

평범한 일상을 한순간에 영화로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음악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영화음악 한 곡을 소개해 드릴게요. Movie-ing 발행호의 주제인 '시작'을 듣자마자 바로 청소가 떠올랐거든요. 저는 새해 첫날 대청소를 하는데요. 케케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지난 한 해를 말끔히 정리하면 올 한 해를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몽중인(夢中人)은 영화 <중경삼림> OST로 아일랜드 출신 밴드 'The Cranberries'의 Dream을 리메이크한 노래예요. (구독자님들도 분명 어디선가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 노래는 영화 <중경삼림>에서 '왕페이'가 '양조위'의 집을 청소하는 한 장면에서 쓰였어요. '왕페이'가 직접 부른 이 노래와 청소 장면이 자아내는 오묘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몇 번이고 돌려봤습니다.

덕분에 저도 이 노래를 들으며 새해맞이 청소를 했어요. 비록 청소는 2시간이 걸려 같은 노래를 무한 반복했지만요! 청소하는 2시간 동안 흥얼거릴 수밖에 없는, 그야말로 멋진 노래랍니다.

올해의 영화제가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친애하는 삶에게 모든 작품을 대신해 인사합니다. editor 메이🔮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디어라이프' 발췌)

매년 12월의 첫 주의 주말은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에 할애해요. CGV 압구정의 투썸플레이스와 맥도날드에 앉아 기다리고 있으면 영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대화가 오가고, 영화를 기다리거나 보고 나온 관객들이 즐비한데요, 아무래도 영화관 한 곳에서 진행되는 영화제이다 보니 다양한 영화인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답니다.

서독제의 또 다른 묘미는 영화를 보면서 내 옆에 감독, 배우 또는 스탭이 함께 앉을 수도 있다는 것이에요. 2021년은 김신비 배우가, 2023년은 박종환 배우와 옆에 앉아 함께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GV*가 시작되면 옆에서 배우 또는 스탭이 일어나서 상영관 앞으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속으로 '헉!'하고 놀라게 되고, 관객인 저 역시 영화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이 부분이 절 매년 서독제에 오도록 이끈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시작하는 서울독립영화제. 누군가에겐 첫 상영을, 관객의 반응을, 감독을, 작가를, 관객을 시작하는 영화제라 생각합니다. 한국의 다양한 독립 영화를 함께 보고 싶다면 꼭 서독제 기간에 상영하는 주옥같은 작품들을 살펴보길 추천합니다.

* Guest Visit의 약자. 관객과의 대화를 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