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우리들의 모습을 모두 무대로 가져가고 싶었어

비욘세의 코첼라는 ‘Beychella’라고 칭할 정도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어요. 사실 단순히 비욘세의 성공적인 컴백 무대라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Beychella는 모든 흑인 문화의 총 집합체였고, 여성들과 함께 ‘Run the World!’를 외치는 무대였어요. 이런 큰 의미를 담기 위해 비욘세는 서던대학교, 잭슨 주립 대학교, 앨라배마 A&M 대학교, 그램블링 주립대 등 흑인 대학 학생들과 무대를 꾸렸고, 여성들을 위한 메시지를 외칩니다. 또한 영화 중간중간 흑인, 여성 연사들의 메시지가 나오며 마치 책을 읽으며 목차를 넘기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 세계 최초 흑인 여성 헤드라이너 비욘세가 보여준 코첼라는 이 시대를 향한 외침이자 선언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마음속에서 진한 울림이 퍼집니다.

Forever Beychella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코첼라 무대와 준비 과정을 번갈아가며 보여줍니다. 무대 이면까지 샅샅이 보고 무대를 보게 되니 저 하나의 무대를 위해 얼마 많은 노력이 들어갔는지 감탄이 절로 나와요. 영화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면서도 무대 스케일에 또 한 번 놀랍니다. 특히 전 데스티니차일드 3명이 딱 무대에 나타난 순간 전율이 일었어요. 또한 ‘Love on Top’ 무대에서는 저도 함께 노래를 흥얼거리며 영화를 봤답니다. 자, 저 혼자만 이 전율을 느낄 수 없죠! 지금까지도 레전드라 손꼽히는 무대 2018년 ‘Beycella’의 현장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넷플릭스에서 볼 게 없다며 끄셨다면 지금 바로 <비욘세의 홈커밍>을 검색해서 보시길 추천합니다!

p.s. 맛보기로 오프닝 'Crazy in love'를 공유드립니다💃

“우리가 여기 온건 음악 때문이야”

1973년, 고등학생인 주인공 ‘윌리엄’은 엄격한 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락 음악을 좋아하던 누나는 엄마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찌감치 독립했어요. 누나가 집을 떠나기 전 윌리엄에게 남겨 준 수 많은 락 밴드의 바이닐을 들으며 그도 락 음악에 매료됩니다. 글 쓰는데 소질이 있던 윌리엄은, 우연히 음악 매거진 ‘크림’지의 편집장인 ‘레스터’와 친해지게 됩니다. 이 계기로 당시 인기가 많던 밴드 ‘블랙사바스’를 인터뷰하기 위해 콘서트장에 찾아가죠. 그러나 윌리엄의 눈에 들어온 건 블랙사바스가 아닌, 유명해지기 직전인(Almost famous) ‘스틸워터’라는 밴드였어요. 스틸워터를 인터뷰하며 그 들과 가까워진 윌리엄은 그루피*인 ‘페니 레인’과도 가까워지게 돼요. 윌리엄은 유명 음악 매거진 ‘롤링 스톤’지로부터 스틸워터의 특집 기사 작성권을 따내고, 페니 레인 일당, 스틸워터와 함께 전미 투어를 떠납니다. (혹시 ‘페니 레인’이라는 이름 속에 숨겨진 비밀을 발견하셨나요? 힌트는 비틀스!)

*그루피 (Groupie) : 아티스트와 팬 사이를 넘어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원하는 광팬

콘서트 투어 도중 마주한 불편한 진실들

투어 초반의 윌리엄은 동경하던 락 밴드 문화에 소속된 것을 기뻐하는 듯합니다. 마치 그들처럼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윌리엄이 목격하는 상황들은 무대 위의 멋진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고향에 여자친구나 아내가 있는데도 투어 도중 스스럼없이 바람을 피우는 밴드 멤버들, 마약을 쿨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다른 동료의 재능을 질투하며 생기는 갈등, 특히 윌리엄이 가장 동경하는 기타리스트 ‘러셀’ 마저 마약에 취해 통제불능의 상태가 되는 모습을 목격하고요. 러셀은 아내가 있지만 페니 레인과 바람을 피우는 사이이죠. 그 사이 ‘롤링 스톤’지는 스틸워터가 잡지 표지를 작싱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고, 밴드 멤버들은 본인들이 동경했던 비틀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더욱 부풉니다. 하지만 투어 막바지에 동행하던 팬들을 짐으로 생각하며, 다른 밴드에게 헐값으로 팔아버리는 것을 알게 된 윌리엄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윌리엄은 유명해지기 직전의 스틸워터에게 독이 될 수도 있는 진실된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음악이 왜 좋아요?” “우선… 다 좋습니다.”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음악 애호가인 감독이 락 문화의 추악함을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카메론 크로우 감독은 10대 때부터 ‘롤링스톤’지에 칼럼을 기고해서 생활비를 벌 정도로 음악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좋은 점만 보고 싶을 텐데 말이에요. 카메론 감독은 불편한 진실을 “솔직하고 무자비하게” 폭로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은 잃지 않았습니다. 레스터는 윌리엄에게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죠. “넌 그 녀석들이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진짜 친구가 되고 싶다면 솔직하게 써줘. 그리고 무자비하게” 마치 어릴 적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