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영화에는 배고픔을 유발할 수 있는 장면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1800년대 후반 프랑스입니다. 요리사 ‘외제니’가 새벽의 밭에서 신선한 채소를 캐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장장 30분에 이르는 요리 장면이 펼쳐집니다. 영화의 약 1/4을 차지하는 이 장면은 지루할 틈 없이 물 흐르듯 진행되는데요. 배경음악 없이 식재료를 손질하는 소리, 식기와 주방도구들이 부딪히는 소리, 음식을 조리하는 소리들로 공간이 가득 채워지고요. 그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부드러운 카메라 워킹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라는 매체에서는 느낄 수 없는 후각마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감독의 정성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드시는 음식을 통해 대화해요."

영화 <프렌치 수프>는 단순한 요리 영화가 아닙니다. 요리 장면뿐만 아니라, 외제니와 로댕의 친구들 간의 대화를 통해 요리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대화에서 요리라는 행위의 깊은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엔딩 크레딧을 제외하고 영화 속에는 아무런 배경음악도 삽입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요리 장면에서는 음식에 집중하는 인물들의 호흡 소리가 더욱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어쩌면 음식을 통해 요리하는 행위를 더 많이 담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님에게 요리란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해집니다.

“나는 당신의 요리사인가요? 당신의 아내인가요?”

영화 <프렌치 수프>는 요리뿐 아니라 외제니와 도댕의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외제니’는 요리사로 레스토랑 오너이자 미식가인 ‘도댕’과 20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어요. 도댕은 외제니에게 여러 번 청혼했지만, 외제니는 늘 이를 거절합니다. “결혼을 해도 방문을 잠글 권리가 있을까요?”라고 말하면서요. 외제니 또한 도댕을 사랑하지만, 요리사로서의 열정과 도댕과 조력하는 관계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영화의 중반에는 도댕이 외제니를 위해 코스요리를 대접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닭을 손질하는 것부터 세심하게 담아낸 이 장면은 외제니를 향한 도댕의 사랑과 존중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마지막 요리에는 무엇이 담겨 있었을지 상상해 보세요!

editor 예예 🌵

요즘 무엇을 드시고 계신가요?

이번 호를 기획하고 원고를 쓰기 전 이 영화를 볼 때 하필 공복이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배가 고파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요즘 제대로 된 밥을 먹기 힘들거든요. 최근 집 근처 공유 오피스에 다니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날 집중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등록하여 다니고 있습니다. 점심과 저녁은 근처에서 사 먹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아쉽게도 주변에는 밥을 먹을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요. 대부분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대체하게 됩니다. 한두 번 먹는 건 좋지만 저는 밥이 먹고 싶은걸요.

오니기리(주먹밥)에는 고향의 맛이 담겨 있어.

카모메 식당의 주 메뉴는 오니기리(주먹밥)입니다. 주먹밥은 한국과 일본 모두 흔하게 먹는 음식입니다. 영화 초반부 핀란드의 여러 재료로 주먹밥을 만드는 시도를 합니다. 시도는 좋았으나 역시 원래의 주먹밥 재료만 못했죠. 이 주먹밥을 만들고 있는 곳은 일본과 한참 떨어진 핀란드이지만 고향의 맛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장소가 변하더라도 맛은 변하지 않고 남아 있어요.

갓 내린 커피와 갓 지은 쌀밥이 필요한 사연이 모인 식당.

이곳 카모메 식당에 모인 사람들은 누구나 그렇듯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고 있는 상처와 고민들이죠. 이럴 때일수록 말 한마디보다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게 하고 밥 한 끼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동네식당을 찾기 어려운 요즘

과거에는 프랜차이즈 음식점보다 동네마다 음식점들이 많았습니다. 음식점 주인 분들은 동네 사람들 모두를 알고 있었고 때때로 한 끼 식사를 책임져 주시기도 하였어요. 어느 순간 동네 음식점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자리를 잡았죠. 이것도 배달 음식에 한참 밀리지만요. 분명 더 맛있고 빠르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은 보장되었지만 배불러질수록 마음의 허기는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의 허기짐을 느끼고 있는 님께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여기서도 맛있는 건 거기서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야

앞선 소개처럼 이 영화는 일류 레스토랑의 셰프인 칼이 평론가의 혹평을 받고, 여러 사건에 휘말리며 해당 레스토랑을 나오게 되는데요. 그 뒤로 아들과 동료와 함께 푸드 트럭을 끌고 로드 트립을 떠나는 영화입니다. 근데 그 과정이 얼마나 멋진지요. 중간 거취점마다 해당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치열하게 메뉴 개발을 하면서 결국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며 푸드 트럭을 모는 그가 너무나 행복하게 보여요. 그리고 음식이라는 것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고, 위안을 주기도 하잖아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보면 마냥 행복해집니다.

천천히 먹어 생에 첫 베녜는 다신 못 먹어

제가 이 영화를 보며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은 영화 초입에 나온 그릴드 샌드위치와 cafe du monde의 베녜*, 그리고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쿠파 샌드위치였는데요. 사실 그릴드 샌드위치와 쿠파 샌드위치는 영화를 보고 너무 먹고 싶어서 실제로 파는 가게를 찾아서 먹으러 가기도 하고, 직접 만들어 먹기도 했지만, 빵순이인 저에게 cafe du monde'의 베녜*는 정말 먹고 싶은 음식이랍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혹시 뉴올리언스에 가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구글맵으로 공유(링크 클릭)드리니 꼭! 다녀와서 영화를 오감으로 즐기는 경험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 베녜 : 프랑스식 도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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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은 내가 라따뚜이 요리사!👩‍🍳

editor 예예 🌵 

재료  토마토, 가지 1개, 주키니 또는 애호박 1/2개, 양파 1/2개, 다진 마늘

방법 

1. 가지, 주키니(또는 애호박), 토마토를 동그란 모양으로 썰어 준비 해주세요.
2. 양파를 잘게 썰어 다진 마늘과 함께 올리브유에 볶다가, 양파가 투명해지면 토마토소스를 넣어주세요.
3. 준비된 소스 위에 가지, 주키니 (또는 애호박), 토마토 슬라이스를 포개 둥글게 얹어주세요.
4. 소금, 후추, 올리브유를 뿌려준 뒤 뚜껑을 덮어 중약불에 15분 이상 익혀주세요. *소스가 타지 않게 불의 세기를 조절해 주세요
5. 충분히 익힌 라따뚜이를 빵이나 파스타와 함께 곁들여 드시면 완성입니다!

영화 어벤저스를 보다 보면 종종 슈와마를 먹으러 가자는 말이 나옵니다. 슈와마는 샤와르마라고 하며 주로 아랍권에서 먹는 음식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케밥과 거의 같은 음식이라고 합니다. 전투로 지친 모두 아무 말 없이 슈와마를 먹고 있는 장면 재미있지 않나요?

영화와 미각의 도시, 부산에서 만나는 부산푸드필름페스타
editor 메이🔮

가을에만 영화제가 하는 건 아니죠! 여름에는 '부산푸드필름페스타'를 하고 있답니다. 제가 ‘영화제에 가면 꼭 야외 상영을 보셔라!’ 하고 추천을 드렸었는데요, 영화의 전당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보며 맛있는 음식과 적당한 음주를 즐기고, 초여름 저녁의 살랑이는 바람까지 사악 스쳐가면… 그 얼마나 낭만적일까요? 조명 온도 습도 삼박자가 완벽할 거 같아요!

지난달 말에 열린 '2024 부산푸드페스타'는 ‘쌀, 일상과 일탈’이라는 주제로 진행을 했습니다. 앞서 예예님께서 소개해주신 ‘프렌치 수프’도 상영을 했다고 하네요!

다가오는 10월, 부산국제영화제를 떠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는데요(티켓팅 빼고요!) 내년 여름, 부산푸드페스타를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와 미각의 도시 부산.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자리라니, 구미가 당기지 않으시나요? 끝으로 이번 부산푸드페스타의 마지막 소개문구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올해도 순수한 맛과 천 개의 얼굴을 동시에 지닌 쌀처럼 늘 진정성 있게 하지만 변화해 나가는 축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소식은 '부산푸드필름페스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