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애 2000

감독 : 이현승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94분

출연 : 전지현, 이정재 등

관람 가능 OTT 플랫폼 : 넷플릭스, 티빙

요즘은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고, 좋은 작품이 해외에서 리메이크되는 일도 흔해졌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어요. 오늘 소개할 영화 <시월애>는, 한국 영화 최초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판권이 판매된 작품입니다. 무려 산드라 블록과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레이크 하우스>로 다시 태어났죠! (참고로 원작도 전지현과 이정재 주연이라는 사실!✨)

사람에겐 숨길 수 없는 게 세 가지 있는데요. 기침과 가난과… 사랑이에요.

이 영화는 바닷가의 집 ‘일 마레 (Il Mare)’의 우편함에서 시작합니다. 건축가 성현과 성우인 은주는 같은 공간에 살고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에 존재합니다. 1997년에 사는 성현, 1999년에 사는 은주. 그리고 이 집 앞에 세워진 우편함은 이상하게도 시공간을 비틀고 있는 것 같아요. 각자에게는 현재이지만 서로에게는 미래와 과거인 이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점차 깊은 감정을 나눕니다. 은주는 적중률 100%의 일기예보를 전하고, 성현은 은주가 잃어버린 녹음기를 되찾아주기도 해요. 서로의 상처를 조금씩 어루만지던 그들은 결국 한 시점에서 만나고 싶어 집니다. 과거와 미래의 두 사람은 과연 현재에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요?

시간(時)을 건너(越) 이어지는 사랑(愛)

사실 시공간을 초월한 판타지 로맨스는 흔한 설정이지만, <시월애>는 유독 잔잔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간직한 작품이에요. 어스름한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위태롭게 서 있는 집, ‘일 마레'. 편지를 주고받는 인물들의 감정에 따라 배경의 풍경도 변해가는 느낌이 들어요. 그렇지만 절대 과장되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가 덤덤하게 연출된 장면들에 잘 머금어집니다.

<레이크 하우스>에서는 배경이 호숫가로 바뀌고 은주의 직업도 성우에서 의사로 바뀌지만, 시간을 넘는 사랑이라는 설정은 동일합니다. 영화 <스피드(1994)> 촬영 당시 서로 호감을 느꼈지만 고백하지 못한 채 친구로 지냈다는 두 배우, 산드라 블록과 키아누 리브스의 로맨스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12년 만에 다시 만난 이 둘이 보여주는 감정선도 어쩌면 또 하나의 ‘시간을 건너온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여전히 원작 <시월애>가 더 좋아요. <레이크 하우스>는 좀 더 밝고 경쾌한 느낌이라면, <시월애>는 절제된 여백이 느껴지는 영화이거든요. 그 시절 한국 배우들만이 표현할 수 있었던 섬세한 감정들이 더 와닿기도 하고요.

ps. 은주는 성현에게 왜 로또 번호를 알려주지 않았을까요? 🥺🥲

감독 : 코이즈미 노리히로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119분
원작 : 텐카와 아야의 소설 <태양의 노래>

출연 : YUI, 츠카모토 타카시 등

관람 가능 OTT 플랫폼 : 왓챠

밤에 피어난 사랑

햇빛을 보는 것과 피부에 닿는 것이 매우 치명적인 병 ‘색소성 건피증’을 앓고 있는 미솔은 낮 시간 동안 외출하지 않고 자외선 차단 필터가 있는 창문 너머로 과일 트럭을 몰고 오는 청년 ‘민준’을 바라보며 혼자 마음을 키워갑니다. 어느 날 밤, 민준이 야간 장사를 하는 것을 우연히 본 친구 ‘옥경’이 그녀에게 용기를 내 보라고 부추깁니다. 결국 사과를 사겠다는 핑계로 민준에게 말을 건네는 미솔. 그녀는 “앞으로 저녁에도 와 줄 수 있냐”라고 묻고, 망설이던 민준은 시간이 되는 대로 사과를 배달해 주기로 합니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사람. 미솔은 노래를 좋아하고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를 믿지 못합니다. 노래를 민준에게 직접 들려주라는 옥경의 말에 용기를 낸 미솔. 결국 민준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그 목소리에 감동한 민준은 그녀와 함께 자동차 극장에서 영화를 보러 갑니다.

영화를 보고 깜박하고 차 안에서 잠든 두 사람. 일출 5분 전. 미솔의 알람이 울립니다. 갑자기 미솔은 아무 설명도 없이 민준을 뒤로한 채 집으로 달려가고, 당황한 민준은 급히 차를 몰아 그녀를 집에 데려다줍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혼란스러운 민준과, 목숨이 걸린 문제 앞에서 어쩔 수 없던 미솔. 이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요? 

리메이크, 또 하나의 가능성

<태양의 노래>는 이미 한 차례 미국에서 <미드나잇 선(Midnight Sun, 2018)>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국에서 다시 리메이크되어 관객을 만났습니다. 최근 <청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등 아시아권 감성 영화들이 리메이크되는 흐름 속에서, 이 영화 역시 그 흐름에 올라탔습니다.

처음엔 솔직히 큰 기대 없이 본 영화였지만,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특히 주연 배우 정지소 님의 섬세한 연기와 직접 부른 노래는 이 영화를 감상하는 가장 큰 즐거움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지만, 범람하는 요즘 리메이크 영화에 대한 편견을 조금은 내려놓게 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혹시 <태양의 노래>를 처음 접하신다면, 원작과 이번 리메이크를 함께 감상하며 같은 이야기 속 서로 다른 감정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ditor 여정🧭

드래곤 길들이기 2010

감독 : 딘 데블로이스, 크리스 샌더스

장르 : 애니메이션, 모험, 코미디, 가족, 판타지

러닝타임 : 98분

출연 : 제이 바루첼, 제라드 버틀러 등

관람 가능 OTT 플랫폼 : 쿠팡플레이, 웨이브, 애플티비

난 300년 동안 최초로 드래곤을 죽이지 못한 바이킹이 됐다고!

오랜 시간 드래곤과 싸워온 바이킹, 그리고 그 바이킹의 족장의 아들인 히컵은 다른 바이킹과 달리 몸도 약하고, 싸움을 그리 잘하지도 않고, 겁이 많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어김없이 찾아온 드래곤과의 전쟁에서 히컵은 전설의 드래곤인 ‘나이트 퓨어리’를 잡겠다고 나서지만, 일은 더 커져버리고 말았어요. 다음 날, 히컵은 무언가를 느끼고 숲을 향했고, 그는 그가 잡은 나이트 퓨어리를 발견합니다. 나이트 퓨어리를 죽이려 했지만, 나이트 퓨어리의 눈에서 본인을 발견하고 결국 그를 풀어줘요. 그렇게 나이트 퓨어리 ‘투슬리스’와 히컵의 인연은 시작됩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애니메이션과 리메이크 작품의 흐름은 동일합니다. 심지어 실사 영화를 보다 보면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이 고스란히 펼쳐지곤 해요.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바로 히컵과 투슬리스가 하나가 되어 하늘을 고공행진하는 장면입니다. 애니메이션을 볼 때도 정말 황홀했는데, 리메이크 작품을 보면서 ‘4D로 봤으면 진짜 끝내줬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함께 하늘을 나는 장면이 더 감동적인 이유는 히컵과 투슬리스가 우정 그 이상으로 서로를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해서, 더욱 벅차올랐던 것 같습니다.

수 백 명이 죽었어. / 우리는 수 천 마리를 죽였어요.

전 <드래곤 길들이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보았을 땐, 오랜 시간 앙숙으로 살아온 두 종족의 화해라고 생각했는데요. 이번 실사 리메이크작을 보고 나니, 인간과 자연 간의 관계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문제점을 인지하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지만 지금도 여전히 자연을 파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히컵과 투슬리스처럼, 바이킹과 드래곤처럼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길들이며 살아가야 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수상할 정도로 랜선 연애에 진심인 영화들

editor 예예🌵

때때로 노래로 기억될 영화들.

<태양의 노래>는 지금까지 총 두 편의 리메이크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공통된 특징이 있다면, 주연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연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하고 감정을 녹였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번엔 각각의 영화에서 나온 주제가 담긴 노래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같은 제목, 같은 줄거리지만 각기 다른 목소리와 감성으로 다시 태어난 노래들. 어떤 노래가 여러분의 마음에 더 와닿을지 궁금합니다.

영화는 때로는 그 속에 흐르는 노래로 기억되곤 하잖아요.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 노래들을 통해 여러분도 <태양의 노래>를 다시 떠올려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첫 번째 레슨, 좋은 건 님만 알기

editor 메이🔮 

저는 영화도 너무 사랑하지만, 영화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공연을 보러 다니는 거예요. 특히 올해는 영국의 4대 브릿팝 밴드인 오아시스, 뮤즈, 스웨이드, 펄프가 모두 내한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뉴스레터가 발행된 오늘은 뮤즈의 내한 콘서트 티켓팅이 있기도 하답니다. (이건 첫 번째 레슨... 좋은 건 님만 알기...)

‘뮤즈’ 이름은 들어봤는데,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는 모르시겠다구요? 그럼 제가 모두가 알 수 있는 바로 ‘그 장면’을 여러분께 전달해 드릴게요!

슈퍼맨

발코니의 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