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기적으로 관심 가는 음악 장르가 변하는 편입니다. 요즘에는 재즈에 관심이 생겨 열심히 파고 있는데요! 얼마 전 챗 베이커의 ’Blue Room‘이라는 음악을 들었어요. 제가 알던 현란하고 화려한 재즈와 다르게, 기교 없는 담백한 목소리와 서정적이면서도 조금은 우울한 트럼펫 소리의 주인이 궁금해졌습니다. 오늘은 *쿨 재즈를 대표하는 트럼펫 연주자이자 보컬리스트였던 쳇 베이커의 이야기를 각색한 영화 <본 투 비 블루>를 소개드려요.

*쿨 재즈 : 지나치게 예술성을 추구한 비밥 재즈보다는 대중적이고 서정적인 재즈. 여기서 쿨(Cool)은 ‘냉소적’을 의미함.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20대의 ‘쳇’은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대표하는 촉망받던 재즈 트럼펫 연주자입니다. 잘생긴 외모 덕에 재즈계의 제임스 딘이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그는 뉴욕의 재즈 클럽에서 여성 팬을 몰고 다녔고 앨범은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인기의 정점을 찍은 그는, 그 당시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천국과 지옥을 선사했던 마약 헤로인에 중독됩니다. <본 투 비 블루>는 마약 중독자가 되어 고통 속에 몸무림 치는 쳇의 삶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전엔 사랑에 빠진 적이 없다고 노래하는 그의 앞에 ‘제인’이라는 배우가 나타나고 이 둘은 함께 하게 되는데요. 방탕한 삶을 일삼던 쳇은 제인과 사랑에 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마약 중독의 굴레에서는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러니 용서해 줘요. 무력하게 껴안은 이 몽롱함을

설상가상으로 괴한들에게 폭행을 당한 쳇은 치아가 모두 부러지게 되고, 더 이상 트럼펫을 연주할 수 없게 됩니다. ‘게으른 천재’였던 그는 피나는 노력으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데요. 뉴욕으로 돌아와 ’버드랜드‘라는 재즈 클럽의 공연을 앞두고 그는 마약의 유혹 앞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당대 최고의 재즈 아티스트였던 마일스 데이비스가 지켜보고 있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요? 배우 오디션으로 뉴욕에 함께 올 수 없었던 제인의 빈자리로 인한 불안감 때문이었을까요? 쳇의 동업자였던 ‘딕’은 그의 공허한 인생을 요약하는 듯한 말을 남기고 떠납니다.

“천사의 혀로 노래를 불러도 사랑이 없다면 그건 그저 시끄러운 심벌즈 소리에 지나지 않아. 텅 빈 채로 올라가지 말라는 말이네. 쳇.”

다음 곡 들려드릴게요, Born To Be Blue.

사실 이 영화는 실제 쳇 베이커의 삶과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97분이라는 러닝타임은 그의 난잡한 삶을 담을 수 없을 만큼 짧아요. (그의 실제 인생은 영화보다 더 막장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소개하는 이유는, 불협화음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재즈를 잘 담았기 때문이에요. 특히 에단 호크의 연기와 노래는 쳇 베이커의 우울한 인생과 불협하는 달달하고 서정적인 음악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쳇 베이커의 음악이 궁금하시다면 [Chet Baker Sings]라는 앨범을 추천드려요.)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했던 마지막 공연 장면에서 쓰인 파란색의 조명은 그의 삶이 앞으로도 ‘Blue’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editor 예예🌵

20초만 미쳤다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봐. 상상도 못 할 일이 펼쳐질 거야.

어디에서 한 번쯤 들어본 문장 아닌가요? 이 영화의 유명한 대사입니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는 제 인생영화입니다. 날씨도 좋고 푸른 5월을 맞이하여 가족과 친구들, 연인과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많은 달입니다. 실제로 쉬는 날도 많은 달이죠. 그런 님께 쉬는 날 보시면 좋을 것 같아 5월의 햇살처럼 따뜻하게 그리고 보다 뜨겁게 만들어줄 이 영화를 소개합니다. 어떤 포인트들이 이 영화를 인생영화로 만드는지 살펴볼까요?

20초간 미칠 수 있는 용기도 없고 ‘why not?’이라는 질문에 멈춘 당신에게.

이 영화는 명대사가 참 많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명대사는 ‘why not?’이에요. 이 영화를 관통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명대사를 여러 등장인물들을 통해 반복되어 말해진다는 것이에요. 짧게 지나가는 등장인물의 대사가 나중에 주인공을 통해 다시 말해지기도 합니다. 궁금하실 님을 위해 한 가지만 미리 힌트를 드리자면 영화 초반 나오는 부동산 중개인의 말과 중후반부 주인공의 말을 주목해 봐요!

전주국제영화제의 즐길거리들

editor 예예🌵

다트무어 동물원(Dartmoor Zoological Park)

editor 여정🧭

모험의 첫 발을 땐 여러분 축하드리고 반갑습니다. 저는 각자의 모험을 앞두고 있는 여러분의 길잡이 요정 같은 에디터 여정입니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이 영화는 실화에 기반을 두고 있어요. 놀랍게도 이 영화에는 실화의 주인공이 카메오로 출연한다는 사실d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