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과 승조는 건축학과 선후배 사이예요. 과 내의 또 다른 선배인 선영의 설계도를 훔친 것으로 의심을 받게 된 지연은 자연스레 혼자 남게 되고, 과방에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려요. 그때 승조가 그런 지연을 도와줍니다. 심지어 작업할 공간이 없는 지연에게 자기 집에서 작업하라고까지 해요. 지연이 혼자인 이유가 있다며 조심하라는 선영의 말에도, 승조는 아무런 말 없이 그냥 슬쩍 미소만 짓습니다.

지연과 승조는 함께 건축 모형을 만들며 점점 가까워집니다. 승조의 방에 꽂혀 있는 건축가들의 책을 보면서 승조는 자신이 세운 '형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하고, 승조의 방에 붙어 있는 영화 <러브레터> 포스터를 따라 하는 지연을 보며 승조는 그 모습에 반하게 됩니다. 지연이 승조의 집에 있던 기타를 만지작거리며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자, 담담히 노래를 부르던 승조에게 지연은 몽글몽글한 감정을 느끼게 돼요. 지금 날씨처럼 살랑이는 마음을 공유하던 둘, 여느 때처럼 승조의 집에서 작업을 하다 지연은 깜빡 잠이 들고, 도면이 들어 있는 통을 승조가 열면서 설계도의 비밀이 밝혀집니다.

“보기스, 번스, 빈은 생긴 건 달라도 못됐기로는 매한가지다.”

‘미스터 폭스’는 아내 ‘팰리시티와’ 함께 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내의 임신과 함께 도둑 생활을 청산하고 평범한 삶을 살기로 다짐합니다. 위험 천만한 도둑질 대신 신문 칼럼니스트로 일하며 아들 ‘애쉬’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어요. 안정적인 삶에 지루함을 느낀 그는, 경제적인 이유와 더불어 마지막 한탕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보기스는 닭, 번스는 오리, 빈은 사과주스를 생산하는 부유하고 탐욕스러운 농장주들입니다. 미스터 폭스는 친구 오소리와 함께 이들의 농장에서 엄청난 양의 식량을 훔치는 것에 성공합니다. 이를 눈치챈 농장주들은 폭스의 집을 파괴하고 그를 잡으려고 합니다. 폭스와 그의 동물 친구들은 땅굴을 파서 피신하지만, 농장주들은 끈질긴 추격을 멈추지 않고 또 다른 폭스 잡기 계획을 세웁니다. 이렇게 농장주들과 미스터 폭스의 치열한 추격전이 시작됩니다.

제작비 4천만 달러의 예술 작품

<판타스틱 Mr. 폭스>는 무려 4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다고 해요. 영화를 보시면 왜 이렇게 많은 돈이 들어갔는지 금방 아실 수 있을 거예요. 등장인물부터 배경, 소품들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졌고, 한 프레임 한 프레임 세심하게 촬영한 스톱모션 기법을 사용했거든요. 높은 퀄리티 덕분에 음식 장면이 나올 때는 저도 모르게 군침이 돌았답니다. 또한 웨스 앤더슨의 독특한 미쟝셴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특히 강박적으로 보일 정도로 완벽한 좌우 대칭과 정면 배치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일반 영화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미쟝셴을 애니메이션으로 극대화한 듯한 느낌이랄까요? 아마 웨스 앤더슨 본인이 가장 만족스러워했을 것 같아요. 이 영화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보장합니다. 눈이 심심할 틈이 없거든요!

“난, 야생동물이야.”

미스터 폭스는 도둑질을 그만두고 가장으로서, 아빠로서, 그리고 직업인으로서의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도둑질을 하기로 결심했을 때, 도둑질은 그저 한 순간의 일탈이 아닌 그가 억눌렀던 본성의 부활과 같아 보입니다. <판타스틱 Mr. 폭스>는 동물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살잖아요. (혹시 저만 그런건 아니죠?ㅎㅎ) 우리는 본성을 억누르고 살아가지만, 때로는 그것을 드러내고 싶을 때가 있죠. 이 영화는 나의 본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본성을 따르며 사는 삶은 어떤 것일지 고민해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editor 예예 🌵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

가을의 문턱에서 인사드립니다. 여름의 많은 비와 태양은 이 땅에 내리고 무럭무럭 자연을 자라게 합니다. 여름 내내 보기 힘들었던 맑은 하늘은 이제야 얼굴을 드리우고 높아져 갑니다. 가을이 온다는 것이지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온다는 것.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 해답에 참고가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 영화를 보내드립니다. 자연스럽게 산다는 해답이 이 영화에 있다고 느꼈거든요.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을 느끼고 제철 식재료를 자연에서 얻으며 요리를 하고 먹으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 이 영화가 주는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을의 대표적인 풍경이라고 한다면 벼가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논과 산과 들에서 익어가는 여러 과일들이 맺히는 나무들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벼를 수확한 뒤에 텅 빈 논과 열매를 사람과 동물들에게 내어준 나무에는 허전함이 남지만 덕분에 따뜻하고 풍요로운 가을을 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벼를 수확하기 위해 잡초를 제거하고 수확하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나무에서 열매를 얻는 것은 또 어떨까요? 따뜻함과 풍요로움은 어느 것 하나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고 영화에서 말합니다. 내가 흘린 땀만큼 노력한 만큼 자연은 언제나 보상을 준다는 것. 따뜻함과 풍요로움을 준다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가을의 따뜻함과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ditor 여정🧭

단편영화 보는 방법 췤!
editor 메이🔮

Hello, Stranger?

editor 예예 🌵 

한국의 바나나 ‘으름’ 들어보셨나요?

바나나가 국내 일부 지역에서도 재배가 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수입 과일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도 옛날부터 바나나가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것도 야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는 사실을요. 바로 ‘으름’이라고 하는 과일이 그렇습니다. 사진을 보면 정말 바나나 같지 않나요? 으름을 한국의 바나나라고 소개했지만 사실 으름과 바나나는 비슷한 생김새 외에는 전혀 다른 과일입니다. 마트에서 흔하게 사 먹을 수 있는 과일이 많아진 요즘 으름을 아는 사람들은 얼마 없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