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여정🧭

“전 저질스런 놈이지만, 제 음악은 아닙니다.”

영화 <아마데우스>는 ‘안토니오 살리에리’가 노년에 자살 시도를 한 후, 정신 병원에 찾아온 신부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시작됩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궁정 음악가로 활동하던 살리에리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첫인상을 잊을 수 없는데요. 자유분방하며 방탕한 모습이었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은 놀라운 천재성을 담고 있었어요. 궁정 음악가로 잘 나가던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재능을 마주하고 자신이 평생 갈망했던 신의 축복을 그가 받았다는 사실에 절망하게 됩니다.

“갈망을 주셨으면 재능도 같이 주셨어야죠!”

살리에리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지만, 모차르트처럼 타고난 재능이 없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고쳐 쓴 흔적이 없는 모차르트의 원본 악보들은 그를 더욱 깊은 절망에 빠지게 하죠. 모차르트는 황제 요제프 2세의 후원을 받으며 명성을 얻지만, 그와 동시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습니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돕는 척하면서도 그가 파멸하기를 바라는 이중적인 감정을 품게 돼요. 그는 결국 익명의 의뢰인으로 가장해 모차르트에게 레퀴엠*을 작곡하도록 압박하게 됩니다.

쇠약한 모차르트가 불러주는 악상을 살리에리가 받아 적는 장면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장면인데요. 영화 장면과 악보를 결합한 영상이 있어 공유드립니다. 혹시 영화를 보시지 않았다면 관람 후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레퀴엠 : 죽은 이를 위한 미사곡

살리에리는 정말 천재를 질투한 비운의 작곡가일까?

이 영화는 어쩌면 ‘아마데우스’보다 ‘살리에리’라는 제목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2인자’ 살리에리의 갈등과 고통을 중심에 두고 있는 작품이니까요. 그러나 실제 살리에리는 그다지 비극적인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오랫동안 빈의 궁정악장으로서 명성을 유지하며 수많은 제자를 배출한 존경받는 음악가였어요. 가난한 제자들에게는 무상으로 가르침을 줬을 만큼 교육에도 큰 열의를 보였습니다. 이 영화는 사실이 아닌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불화설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지만, 천재를 질투하는 평범한 예술가로서의 고뇌를 잘 표현한 영화입니다.

클래식을 잘 모르더라도 <아마데우스>는 금세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음악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영화 내내 울려 퍼진 모차르트의 웃음소리와 오버랩되는 피아노 협주곡 20번 D minor의 2악장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음악이 될 거예요. 🎼

editor 예예 🌵

제 29회 부산국제영화제 후기
editor 메이🔮

대부분의 영화제들이 그렇듯 후반부에 다다르면 GV를 포함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많이 없어지는데 이 점은 여전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의 큰 장점은 티켓팅이 수월해 보고 싶은 영화를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과 수상작들을 알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영화제의 여운을 좀 더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내년이면 벌써 30주년을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매 년 진행되던 10월 초가 아닌 9월 말로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30주년이니 또 재밌는 행사들을 많이 준비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가 되는데요, 내년에는 님도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겨보시면 어떠실까요? 

모차르트 선배님이 233년 만에 컴백하셨다고? 

editor 예예 🌵 

자타공인 모타쿠(모차트르 오타쿠)인 저는 모차르트의 음악들을 수도 없이 들어왔습니다. 제 인생의 2/3이 넘는 시간 동안 들어왔어요. 클래식 음악은 마치 사골 국물처럼, 여러 연주자와 지휘자, 악단을 통해 다양한 해석으로 우려먹어(?) 지는데요. 새로운 곡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지만, 같은 곡을 다양한 스타일로 듣는 것이 클래식 음악의 매력이기도 해요.

그런데 말이죠! 3년 전 신곡 발표에 이어, 또 한 번 모차르트 선배님의 신곡이 발표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3년 전 공개된 곡은 1773년, 모차르트가 17세에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아노 소품 ‘Allegro in D major’인데요. 그 당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잘츠부르크에서 초연했는데, 저 역시 모차르트와 조성진의 콜라보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영상을 닳도록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얼마 전, 또 다른 신곡이 발표되었습니다! 독일 라이프치히 시립 박물관에서 발견된 악보로, 1760년대 10대 초반에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악 삼중주 C Major, <아주 작은 밤의 음악 Ganz kleine nachtmusik>입니다. 7악장으로 구성된 12분 길이의 짧은 곡인데요, 저는 그중에서도 3악장 Minuet가 특히나 마음에 들어요. 모차르트의 신곡 발표에 설레는 마음으로 이 곡도 얼마나 반복해서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곧 또 다른 신곡 발표가 있길 바라며 님도 모차르트 음악의 순수한 매력에 푹 빠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