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블루>가 무려 28년 만에 4K 리마스터링 되어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서울 지역 일부 메가박스만, 그것도 극악무도한 시간대에 상영하고 있지만 충분히 찾아가 볼 만한 영화예요.

곤 사토시 감독의 영화를 아직 두 편 밖에 보지 않았지만, 단 두 편의 영화-<퍼펙트 블루>와 <파프리카>-에서도 그의 세계관이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현실과 환상, 꿈의 경계가 오묘하게 섞이는 방식 말이에요! 감독의 색채가 진하게 묻어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저는 <퍼펙트 블루>를 세 번이나 볼 만큼 강렬한 기억을 갖고 있어요. 이 영화는 아이돌에서 배우로 전향한 ‘미마’가 겪는 정체성의 혼란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관객마저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꿈인지 분간을 하지 못하는 독특한 연출이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시티팝 st의 그림체에 끌려 보셨다간 충격을 받을실지도!)

곤 사토시라는 또 하나의 애니메이션 장르

이 영화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입니다. 해석의 여지가 많은 모호한 영화인데, 애니메이션이기에 한 프레임 한 프레임 의미 없는 장면이 없다고 느껴지거든요. ‘미마’의 정신 상태가 혼란스러워질수록 엉망이 되어가는 방의 묘사, 아이돌 복장의 환상 속 미마가 요정처럼 공중을 뛰어다니는 장면 등… 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은 환상에 가깝습니다. 곤 사토시 특유의 담백한 연출 덕분에 화려하거나 과장되지 않아도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이 극대화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자, 그럼 먼저 갑니다. -곤 사토시

곤 사토시 영화들은 예술성과 작품성으로 꾸준히 인정받았습니다. <퍼펙트 블루>는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해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주목받았고, <천년여우>는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대상을, <도쿄 갓파더즈>는 시체스 카탈로니아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영화 관객 상을 수상했어요. 2006년 작 <파프리카>는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분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당시에는 비디오 판매 실적이 저조했고, 흥행 성적도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애니메이션이라서 가능했던 독특한 미쟝셴과 연출들은 많은 헐리우드 감독에게도 영향을 줬습니다. <인셉션>의 크리스토퍼 놀런은 <파프리카>를 오마쥬 했다고 밝히긴 했지만, <블랙 스완>의 대런 아르노프스키는 아직까지 직접적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어요. 그러나 두 작품 사이의 유사성은 영화 팬이라면 누구나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합니다. (대런 아르노프스키는 <퍼펙트 블루>의 욕조신을 <레퀴엠 포 어 드림>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곤 사토시는 2010년, 신작 <꿈꾸는 기계>를 준비하던 중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꿈에 대한 감독의 세계관이 제목에서 마저 드러나는데요. 남은 동료들이 이 영화를 완성해보고자 했지만, 곤 사토시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웠고 결국 영화는 미완성으로 남았습니다. 향년 46세, 너무 빠르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더욱더 소중한 ‘한 편 한 편의 꿈’처럼 남아 기억되고 있는게 아닐까요?

editor 예예🌵

Perfect

이 영화의 감독인 곤 사토시의 대표작은 두 가지예요. 바로 <파프리카>와 <퍼펙트 블루>입니다. 두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인셉션>이 <파프리카>와의 유사성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고, <블랙 스완> 역시 <퍼펙트 블루>와 유사성 의혹을 겪은 바 있습니다. 집에 돌아와 비교해보고 싶어 <블랙 스완>을 다시 보았는데, 주인공의 정신 착란 장면, 거울에 비친 또 다른 나의 모습 등 정말 비슷한 장면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비슷한 각도에서 촬영된 장면들도 많은 것처럼 느껴졌어요. 90년대에 만들어진 작품이 2000년대 이후 작품들에 큰 영감을 주고 있다는 건, 그만큼 걸작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퍼펙트 블루, 음악으로 다시 보기 

editor 예예🌵

제 30회 부산국제영화제 후기

editor 메이🔮  

지난주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다녀왔습니다. 아주 짧은 일정이었지만 영화제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고, 좋은 작품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올해 제가 본 작품은 <타년타일>, <익스테리어, 나잇>, <아르토의 땅에서>, <와일드 폭스>, <제이 켈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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