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ene #48. 프랑켄슈타인이 이렇게 아플 줄이야🤖

2025.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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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 수요일 우리들의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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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ditor's pick! <프랑켄슈타인>

🧭 사람의 영혼은 어디에 있을까

🔮 날 데려온 밀물이 썰물이 되어 당신을 데려가네

🌵 괴물을 사랑한 감독이 그려낸 가장 슬픈 동화

2. 우리들의 영화 이야기

🧭 평생을 연기에 바친 삶

🔮 <비정성시> 본 눈입니다

🌵 영화 덕후 모여라! 서울영화센터 개관 소식

3. 이번 주 개봉 영화 소식

조상님이 보고계셔 || 피에르 보나르, 마르타 보나르 || 윗집 사람들 || 허들

#Opening. 프랑켄슈타인이 이렇게 아플 줄이야🤖

지난 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한 기예르모 델 토로는 <프랑켄슈타인> 제작 배경과 크리처물을 왜 만드는 지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답을 했다고 해요.

‘현실에서 우리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죠. 완벽하지 않아요. 괴물들도 완벽하지 않죠. 인간의 어두운 면을 대변하기도 해요. 그런데 한편으론 비범해요. 상징성이 큰 존재에요. 저는 완벽하지 않은 쪽에 더 눈이 가요.'

이미 많은 매체의 요소로 사용된 ‘프랑켄슈타인’ 이기에 익숙하실 수도 있지만 이 영화를 통해 프랑켄슈타인의 본래 모습과 이야기에 더 집중해보시는건 어떠실까요?

from 에디터 일동

#Take 1. editor's pick 🎬 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 2025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

장르 : SF

러닝타임 : 150분

출연 : 오스카 아이삭, 제이콥 엘로디 등
원작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관람 가능 OTT : 넷플릭스

포스터 및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똑똑하지만 이기적인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기이한 실험 이후, 결국에는 창조자인 자기 자신과 그 비극적 창조물에게 파멸을 초래하는 이야기

(줄거리 출처 : 네이버 영화)

사람의 영혼은 어디에 있을까

프랑켄슈타인이라고 하면 초록색 얼굴에 머리에는 볼트가 박혀 있는 괴물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거예요. 게다가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이름도 아닌 괴물은 만든 이의 이름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어요. 게다가 하나 더, 이 영화가 원작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꽤 유면 한 고전 소설이자 최초의 SF 소설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 작품이더라고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창작물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어요. 하나씩 살펴볼게요.

첫 번째, 사람의 영혼은 어디에 있을까에 대한 물음이에요. 이 질문을 처음 떠올렸을 때, 영혼은 마음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마음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머리(뇌)에 있을까요 가슴(심장)에 있을까요. 어쩌면 영혼이라는 것은 없고 우리가 마음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은 상상으로 만들어 낸 허상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학습된 것이라고요.

두 번째, 생명은 만들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에요. 빅터가 자신의 피조물을 죽음마저 뛰어넘어 만들어내죠. 그것도 여러 시체들을 조합해서요. 생명체가 로봇도 아니고 사람을 파트별로 나눠서 조립한다는 게 어쩐지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생명체 앞에 ‘만들다’라는 동사가 붙으면 잘못된 방법이 시행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생각이 드는 건 우리가 수 없이 접한 창작물들 때문일까요.

세 번째, 살아간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한 물음이에요. 빅터가 만든 피조물은 고통을 느껴도 절대 죽지 않아요. 죽음을 선택할 수 없고 고통을 수반하며 살아간다는 건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또한 이 삶의 순환을 과연 살아간다고 할 수 있을까요? 살아가기도 하면서 동시에 죽어가고도 있는 이 짧다면 짧은 유한한 삶을 돌아봅니다.

이처럼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작품은 저에게 많은 질문을 주는 영화로 남았어요. 제목과 평소 떠올리는 이미지만 가지고 이 영화를 봤다면 자연스럽게 드는 철학적이고도 깊은 생각에 고민하게 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ditor 여정🧭

날 데려온 밀물이 썰물이 되어 당신을 데려가네

어렸을 때부터 프랑켄슈타인 하면 저에겐 그저 괴물, 혹은 못생긴 존재. 이렇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을 보고 저에겐 이 단어가 너무나 가슴 시린 단어가 되어버렸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의 탄생과 수미상관을 이루기도 했고, 영원을 살아갈 그의 고독함이 절실하게 느껴져서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구요. 영화를 보면서 가슴 아프게 운 경험이 종종 있는데, 그 영화 리스트에 <프랑켄슈타인>도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죽음이라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준 축복이다’라는 대사가 나오는데요, 우리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죽음’이라는 단어가 너무 슬프고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잖아요. 근데 누군가에겐 이것이 축복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끝이 있기 때문에 스쳐 지나가는 모든 순간들이 허투루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이 영화를 통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을 보고 들었던 또 다른 생각은 ‘신이 인간을 창조한 목적은 무엇일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는데요, 특정 종교를 떠나서 빅터 박사를 창조주로, 프랑켄슈타인을 피조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을 탄생시킨 창조주인 빅터 박사는 두려움으로 그를 지하에 가둡니다. 프랑켄슈타인이 처음 단어를 배운건 빅터 박사였지만 엘리자베스로부터 감정을 배웠고, 언어를 통해 사회화가 된건 장님 노인으로부터였어요. 이러한 과정에서 프랑켄슈타인은 본인의 정체성을 찾아갑니다. 이처럼 인간을 창조한건 신이지만 결국 학습을 통해 얻은 ‘자유 의지’와 ‘정체성’는 인간 본연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을 보고 기예르모 델 토로의 또 다른 작품인 <셰이프 오브 워터>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기예르모 델 토로가 얘기하는 사랑은 하나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 본질 자체를 바라보게 만든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올해가 지나가기 전, 마음 가득 진한 감동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프랑켄슈타인>을 꼭 관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editor 메이🔮

괴물을 사랑한 감독이 그려낸 가장 슬픈 동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평생을 꿈꿔왔던 프로젝트, <프랑켄슈타인>을 드디어 관람하였습니다. <셰이프 오브 워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는 '괴물'을 단순히 공포의 대상으로만 그리진 않습니다. 끔찍한 외면 뒤에 숨겨진 그들의 고독을 누구보다 깊이 어루만지는 감독이죠.

'프랑켄슈타인' 하면 흔히 네모난 초록 얼굴에 나사가 박힌 괴물의 형상을 떠올리는데요. “이미지가 곧 스토리다”라고 말하는 델 토로 감독이 과연 어떤 미쟝셴으로 이 고전을 그려냈을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델 토로가 빚어낸 차가운 공기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19세기 유럽의 차가운 공기가 화면 밖으로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델 토로 감독은 화면의 질감 자체를 축축하고 서늘하게 만드는 데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안개가 자욱한 묘지, 날카롭고 차가운 실험실의 금속 도구들, 그리고 푸른빛과 회색 톤의 색감까지.

이 메마른 풍경들은 오만함으로 생명을 창조했으나 끝내 책임지지는 못했던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텅 빈 내면을 시각적으로 대변하는 듯했습니다. 오스카 아이삭의 광기 어린 눈빛은 이 차가운 배경과 어우러져 더욱 서늘하게 다가왔고요. 핏기 없는 피부에 이상하리만큼 맑은 눈동자를 가진 피조물의 모습은 그 자체로 슬프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인간이 되고 싶었던 괴물, 괴물이 된 인간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던 질문은 "과연 누가 진짜 괴물인가?"였습니다. 창조주에게 버림받고 세상으로부터 배척당하며 점차 악해지는 피조물, 그리고 자신의 오만함으로 생명을 만들고도 외면해 버린 빅터. 영화는 원작의 철학적인 질문을 델 토로식의 다크 판타지로 훌륭하게 변신했습니다.

이들의 비극적인 운명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음악을 만나 절정에 달하는데요.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도 느꼈던 그 물기 어린 선율이 흐를 때마다 감정이 벅차올랐습니다. 바이올린 소리가 이렇게나 서글프게 들릴 수 있다니, 영화가 끝나고도 그 선율 속에서 한참을 허우적댔답니다. 🥲

P.S.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을 썼을 때 겨우 18살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심지어 '무서운 이야기 쓰기' 내기를 하다가 탄생한 걸작이라니요! 🫨

editor 예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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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2. editor's film story 🎬 우리들의 영화 이야기

영화를 좋아하는 우리가 만나, 각자의 삶 속에서 즐기는 영화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여정🧭 : '저건 무슨 뜻이지?' 영화에 숨겨진 의미와 영화 안에 있는 장치들에 대해 소개합니다.

메이🔮 :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영화제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영화제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예예🌵 : 평범한 나의 일상도 영화가 될 수 있을까요? 영화를 일상에 녹일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합니다.

평생을 연기에 바친 삶

editor 여정🧭

평소와 같이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SNS에 들어갔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소식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2025년 11월 25일 새벽 배우 이순재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도 아니고 그분의 영화를 많이 본 것도 아니지만 이상하게 그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하루였고 이러한 먹먹함을 간직한 채 출근을 위해 문을 나선 집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올해 초 KBS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셨다. 연기로 대상을 수상하신 게 처음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수상소감을 마무리 하시면서 시청자 분들께 그동안 신세 많이졌다는 말이 줄곧 기억에 맴돌았다. 유난히 수척해보이시는 그분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을까. 선생님의 모습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건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 덕분이다. 수 없이 반복해서 시청했다. 여기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았고 항상 닮고 싶은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가끔씩 여러 매체에 나와서 좋은 말씀을 해주시진 않을까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듣지 못하게 되었지만 평생을 연기에 바친 삶, 자신의 일 하나를 열정을 다해 바친 삶. 누가 감히 이런 삶을 따라 살 수 있을까. 내가 연기를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선생님처럼 일에 내 삶을 바칠 수 있을까 솔직히 모르겠다. 자신의 전부였고 사랑했던 일을 이제야 놓은 선생님께 꼭 편히 쉬시라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정성시> 본 눈입니다👀

editor 메이🔮

작년 9월, 여정님과 함께 영화 평론가 주성철 기자가 진행한 프로그램에 참석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비정성시>가 4K 리마스터링 심의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드디어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어요. 그리고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 2025년 11월 10일, 드디어 ‘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에서 상영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너무나도 아쉽게도 어렵게 상영이 성사된 작품이라 정식 개봉 계획은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에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려고 일부러 낮잠을 자고, 커피도 마시고, 한 장면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집중해서 관람했습니다. 매년 꾸준히 영화제를 다니는 저지만, 그날처럼 대부분의 관객이 숨 죽인 채 몰입해 있던 상영은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좋았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양조위 배우의 화양연화(영화가 아닌 정말 화양연화요!) 시절을 다시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무엇보다 대만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명작 <비정성시>를 4K로 제 눈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감동이었습니다. 영화는 대만의 역사 속 개인사를 담담하게 그려내서 관객인 저는 그저 따라갈 뿐이었어요. 이 영화는 대만의 역사를 보여주기 때문에 ‘중국어’가 아닌 ‘대만어’로 영화가 흘러간다는 점, 여행지로 많이 익숙한 ‘지우펀’의 풍경들을 아름답게 담아냈지만 그 아름다움이 아픔이었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당장은 힘들겠지만, 꼭 좋은 기회가 생겨서 다시 한 번 영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비정성시> 개봉 정권 찌르기 얍얍!

영화 덕후 모여라! 서울영화센터 개관 소식

editor 예예🌵

오는 11월 28일, 오랜 기간 한국 영화의 심장부였던 충무로에 ‘서울영화센터’가 개관합니다.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영화만을 위한 공간이라니… 무조건 방문해야 하는 장소잖아요! 독립‧예술영화 기반의 상영·전시·교육·교류 기능을 갖춘 공공 영화문화공간을 표방하는 곳인 만큼 얼마나 다양한 영화 콘텐츠가 있을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영화 덕후들에겐 그야말로 보물창고가 따로 없겠죠? 🧐

현재 개관 기념으로 무료 상영회와 전시도 열리고 있어요. 건물 디자인도 독특하고, 10층엔 시네마 스카이라는 야외 공간도 있어요. 꽉 막힌 멀티플렉스를 벗어나, 탁 트인 곳에서 영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벌써부터 설레네요. 한동안 조용했던 영화의 거리 충무로가 다시 북적였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오픈하면 바로 달려가 보려고요! 🏃‍♀️💨

이번 주말 님도 서울영화센터를 방문하시거든 에디터 예예를 찾아주세요. 👀